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에 그냥 자극적인 액션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어린이집 교사라는 이유 하나로 끝까지 보게 됐고, 보는 내내 웃다가 씁쓸해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넷플릭스 참교육, 단순한 사이다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김무열이 없었다면 그냥 유치했을 드라마
솔직히 방영 전에는 걱정이 좀 됐습니다. 원작 웹툰의 나화진은 장발의 강렬한 인상인데, 드라마 속 김무열은 느낌이 꽤 달랐거든요. 싱크로율이 떨어진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이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김무열 배우가 캐릭터를 그냥 흡수해버렸습니다. 나화진이라는 인물이 요구하는 무게감, 그러면서도 가끔 터지는 코믹한 타이밍까지 정확하게 짚어냈습니다. 이전에 백창기 역할을 통해 갈고닦은 액션 내공이 그대로 살아있었고,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학원 장르물에 해당합니다. 학원 장르물이란 학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교육 문제와 사회 갈등을 다루는 콘텐츠 형식을 의미하는데, 이 장르는 자칫 과장되거나 유치해지기 쉽습니다. 그 위험을 김무열이라는 배우 한 명이 중심을 잡으며 막아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교권침해라는 현실, 우리 언니 이야기
이 부분은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5화에서 진상 학부모에게 시달리는 초등교사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저는 그걸 보면서 언니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언니가 어린이집에서 일할 때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인스타 DM 같은 건 없었지만, 하루에 전화를 세 통씩 하고 한 번 걸면 기본이 한 시간, 길면 두 시간을 넘기는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언니랑 삼겹살을 먹으러 갔던 날이 기억납니다. 고기가 다 익고, 언니 남자친구분과 제가 둘이 다 먹고, 수다까지 한 바탕 떠들고 나서도 그 어머님은 전화를 안 끊었습니다. "선생님 저녁 드신다고 하셨죠, 끊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걱정이 돼서요"라고 하면서요. 그 장면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교권침해란 교사가 교육 활동 중 학생이나 학부모 등으로부터 받는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폭력을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접수된 교육 활동 침해 건수는 5,000건을 훌쩍 넘었습니다(출처: 교육부). 드라마가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건 그 때문입니다.
참교육이 사랑받은 이유, 나쁜 놈이 한 명이 아니어서
이 드라마가 다른 학원물과 달랐던 지점이 있습니다. 학생만 악당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꼈는데, 비리 교사, 진상 학부모, 입시 비리를 저지르는 어른들까지 교권을 무너뜨리는 모든 주체가 공평하게 응징을 받습니다.
드라마의 해결 방식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원칙을 기반으로 합니다. 역지사지란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태도를 의미하는데, 나와진의 참교육 방식은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경험을 되돌려줌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식입니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도박에는 도박으로 맞받아치는 구성이 시청자에게 대리 만족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사랑받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학생, 학부모, 비리 교사 등 다층적인 빌런 구조
-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이 완결되는 옴니버스 형식 (한 회차 안에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구성 방식)
- 역지사지 방식의 응징으로 시청자에게 구체적인 사이다를 전달
-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사회적 공감대
드라마가 논란이 됐던 이유, 그리고 저의 생각
참교육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질 때 논란이 작지 않았습니다. 2025년 7월에는 전교조가 넷플릭스 한국 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 중단을 요구했을 정도였습니다. 교사 체벌을 옹호한다는 해석,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우려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일정 부분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드라마 속 방식이 전부 현실에서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문제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SNS, 민원, 언론이라는 총을 쥐여주면서 선생님에게는 방패마저 빼앗아 버린 현실이 이런 웹툰과 드라마를 탄생시킨 것 아닐까요. 1990년대, 2000년대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면 이런 드라마는 나오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이 지점까지 왔기 때문에 나온 콘텐츠입니다.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교원지위법이란 교사가 교육 활동 중 입은 피해를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만든 법률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실제 현장에서 교사들이 체감하는 보호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드라마가 과격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현실이 그만큼 과격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결국 참교육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서 남은 감정은 통쾌함 반, 씁쓸함 반이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나와진이 다 해결해주지만, 현실에서 언니 같은 선생님들은 오늘도 삼겹살 굽는 자리에서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단순한 오락으로 소비되고 끝나기보다는, 보고 나서 한 번쯤 옆에 있는 선생님을 떠올려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아직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 보시길 권합니다.